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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비 30%로 낮춘다더니… 플랜 75가 묻는 돌봄의 비용
영화로 세상을 보다

간병비 30%로 낮춘다더니… 플랜 75가 묻는 돌봄의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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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보건복지부가 중증환자 등을 대상으로 내년 간병급여 시범사업을 예고했습니다. 환자 본인부담을 3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환자 주머니 부담은 그대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초고령사회에서 돌봄의 비용을 누가 질 것인가. 「플랜 75」는 나이 듦을 사회가 '정리'하는 세상의 반대편에서 그 질문을 던집니다.
「플랜 75」(2026년 8월 기준)
구분내용
제목「플랜 75」(Plan 75)
감독하야카와 치에
연도2022년
간병급여 시범사업2027년 시행 예고 (중증환자 등 대상)
환자 본인부담30% 수준으로 인하 계획
65세 이상 인구20.7% (초고령사회 진입)
자료 | 보건복지부 간병급여 시범사업 예고 보도 · 2026-08-05

■ 30%로 낮춘다더니…

8월 첫째 주, 보건복지부가 간병급여 시범사업을 예고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간병비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급여화'입니다. 중증환자 등을 대상으로 내년에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었죠. 환자 본인부담은 30%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사 제목들은 물음표를 달았습니다. 미디어써치는 '간병비 30%로 낮춘다더니… 환자 주머니 부담은 그대로, 왜?'라고 물었고, 한국일보는 '급여화의 역설'이라고 짚었습니다. '간병 파산'을 막자는 취지인데, 되레 환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주변에, 병원 침대 곁을 지키느라 일을 그만둔 사람을 본 적 있나요? 간병은 돈의 문제이자 동시에 일자리의 문제입니다.

■ 플랜 75가 시작되는 곳

여기서 2022년 칸 영화제에서 카메라 도르를 받은 영화를 꺼내봅니다. 「플랜 75」(하야카와 치에, 2022)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을 배경으로 합니다. 정부가 75세 이상 노인에게 '플랜 75'라는 프로그램을 제안합니다. 등록하면 수당을 받고, 원할 때 생을 마감할 수 있게 돕는 제도입니다.

주인공 미치는 식당에서 일하던 70대 여성입니다. 일자리를 잃고 형의 권유로 프로그램 등록을 고려합니다. 영화는 미치의 시선과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젊은 직원, 필리핀에서 온 요양보호사의 시선을 오갑니다. '선택'이 한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것과, 그 선택을 만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조건은 다른 문제라는 걸 보여줍니다.

영화 스틸 — 플랜 75
ⓒ TMDB

■ 초고령사회, 돌봄은 누구의 몫인가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습니다.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7%로 집계됐습니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노인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 노인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여전히 가족입니다. '간병 파산'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간병비 부담은 가계를 넘어섭니다. 정부가 간병급여를 도입하는 이유도 그 지점에 있습니다. 돌봄의 비용을 가족 혼자 지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급여화의 역설'이 말하는 것은 다릅니다. 시범사업 대상이 중증환자로 제한되면, 정작 돌봄이 가장 필요한 일반 노인은 혜택 밖에 남습니다. 그리고 급여가 도입된 자리에서 기존의 간병 시장이 비급여 쪽으로 밀려나면, 환자가 내는 돈은 줄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획과 실제 부담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 '선택'이 아니라 '조건'의 문제

「플랜 75」에서 미치가 프로그램을 고려하는 이유는 생에 대한 회의가 아닙니다. 생활비가 없어서입니다. 영화는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프로그램 담당 직원이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말할 때, 그 선택이 가능해진 조건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나이 듦의 비용을 개인이 지는 세상과 사회가 지는 세상, 그 경계를 어디에 긋느냐는 같은 질문입니다. 간병급여가 '돌봄을 사회화'하는 방향이라면, 플랜 75는 '노인의 삶 자체를 사회가 정리'하는 방향입니다. 영화는 그 극단에서, 제도가 노인을 배제하는 순간 선택의 이름이 붙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남는 질문

시범사업이 시작되면 확인할 지점은 분명합니다. 환자가 실제로 내는 돈이 줄었는지, 그리고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대상 안에 들어왔는지입니다.

30%라는 숫자가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숫자가 되려면, 급여 밖으로 밀려난 자리가 또 다른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아야 합니다. 나이 듦을 사회가 돌보는 방식은, 그 사회가 노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대로 보여줍니다. 「플랜 75」가 묻는 것은 바로 그 방식이었습니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간병급여 시범사업 예고

보건복지부가 중증환자 등을 대상으로 내년 간병급여 시범사업을 예고했습니다(8월 5일 보도).

2
본인부담 30%의 역설

환자 본인부담을 30%로 낮추는 계획이지만, 대상 제한과 비급여 전환으로 '환자 부담은 그대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3
초고령사회의 돌봄 비용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7%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간병 파산'을 막을 제도인지, 비용의 주체만 바꾸는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공식 예고편

Plan 75 (2022) — 하야카와 치에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