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이 오른 방, 홀로 남겨진 사람
전세·월세 상승과 「죽은 자의 집 청소」
| 구분 | 수치 |
|---|---|
| 2026년 7월 전국 주택 전월세 신고 거래량 | 21만985건 |
| 2026년 7월 전국 주택 전세 신고 거래량 | 6만8462건 |
| 2026년 7월 전국 주택 월세 신고 거래량 | 14만2523건 |
| 2024년 국내 1인가구 | 804만5000가구 |
| 2024년 서울의 전체 가구 가운데 1인가구 비중 | 39.9% |
| 2024년 1인가구의 주택 소유율 | 32.0% |
서울에서 전세 계약서를 새로 쓰려는 사람은 2년 전보다 훨씬 두꺼운 현금을 준비해야 합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2026년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2만8000원으로, 2024년 8월 5억5394만6000원에서 8000만원 넘게 올랐습니다. 이 값은 2022년 1월의 종전 최고치 6억3424만3000원마저 넘어섰죠. 방 한 칸을 지키는 데 드는 돈이 다시 사상 최고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평균값만 오른 게 아닙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4억8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 올랐고 송파구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5734만4000원에서 9억4137만1000원까지 뛰었습니다.
이렇게 오른 숫자를 다르게 읽게 만드는 책이 있습니다. 특수청소부로 일한 저자가 쓴 「죽은 자의 집 청소」(김완, 2020)는 사람이 떠난 뒤 남겨진 방을 청소하며 겪은 일을 기록합니다. 이 책에서 집은 얼마짜리 자산이 아니라 한 사람이 마지막까지 머문 생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자리거든요.
저자가 드나든 현장은 한 종류가 아닙니다. 홀로 숨을 거둔 사람의 집도 있고 쓰레기가 쌓인 집도 있으며 오물과 동물 사체가 방치된 집도 그가 치우는 곳입니다. 그는 남겨진 사물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를 읽어 냅니다.
책에 나오는 한 장면은 오래 남습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분리수거를 말끔히 해둔 사람의 방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주변을 정돈하려 한 그 마음을 우리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쉽게 답할 수 있는 물음은 아닙니다.
■ 전세에서 밀려나는 사람들
다시 통계로 돌아와 볼까요?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2026년 7월 전국 주택 전월세 신고 거래는 21만985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전세는 6만8462건, 월세는 14만2523건이었습니다. 월세 거래가 전세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흐름은 한 해에 그치지 않습니다. 각 연도 1~7월을 기준으로 전월세 누계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한 비중은 2022년 51.5%, 2023년 55.0%, 2024년 57.3%, 2025년 61.8%, 2026년 68.3%로 해마다 높아졌습니다.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다달이 돈을 내는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서울 아파트 보증부월세의 평균 월 임대료도 2024년 8월 132만원에서 2026년 8월 164만10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이 부담을 특히 무겁게 지는 쪽은 홀로 사는 가구입니다. 2024년 국내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했고 서울에서는 그 비중이 39.9%에 이릅니다. 그런데 1인가구의 주택 소유율은 32.0%로 전체 가구의 56.9%에 크게 못 미칩니다.
집을 소유한 비율이 낮으니 오른 임대료의 충격을 더 곧바로 받습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2025년에 평소 자주 또는 가끔 외롭다고 답한 비중은 전체 인구가 38.2%였던 반면 1인가구는 48.9%였습니다.
■ 방 안에서 사라지는 죽음
주거의 불안은 통계의 맨 끝에서 죽음과 만납니다. 보건복지부 조사를 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2023년 3661명보다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남성이 81.7%를 차지했습니다.
이들은 어디에서 세상을 떠났을까요? 조사 분류상 주택이 48.9%, 원룸과 오피스텔이 19.6%였습니다. 사람들이 홀로 머물던 바로 그 방이 마지막 자리가 됐습니다.
여기서 책의 시선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저자가 치우는 방은 통계 속 한 칸이 아니라 한 사람이 남긴 물건이 그의 삶을 증언하는 자리입니다. 값이 얼마나 올랐느냐는 물음이 방의 가격을 재는 동안 이 책은 그 방에서 누가 끝까지 버틸 수 있었는지를 묻습니다.
처음의 물음으로 돌아옵니다. 값이 오른 방을 세는 숫자 곁에는 사람이 떠난 뒤 저자가 홀로 쓸고 닦는 빈방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 2년 새 8000만원 넘게 오르고 월세 거래 비중이 계속 커지면서 방을 유지하는 현금 부담이 무거워졌습니다.
1인가구 비중이 높은 서울에서 낮은 주택 소유율과 높은 외로움이 겹쳐 주거 불안이 고립으로 이어집니다.
고독사가 늘고 그 절반 가까이가 주택에서 발생하면서 오른 방값의 이야기는 그 방에서 버틴 사람의 이야기와 만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