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1위 나라, 기술의 값은 누가 매기나
OECD 교육지표와 「쇳밥일지」
| 구분 | 수치 |
|---|---|
| 2025년 한국 25~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 | 58.2 |
| 2025년 한국 25~64세 중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비율 | 5.6 |
| 2025년 한국 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 | 71.1 |
| 2025년 한국 25~34세의 단기 고등교육 이수율 | 18.9 |
| 한국 25~34세 남성의 고등교육 이수율(2015년) | 65 |
| 한국 25~34세 남성의 고등교육 이수율(2025년) | 63 |
2025년, 한국의 25~34세 청년 열 명 중 일곱 명이 고등교육 과정을 마쳤습니다. 71.1%라는 이 숫자는 비교 가능한 41개국 가운데 1위였죠. 문은 이렇게 넓게 열려 있는데 그 문을 지난 청년이 어디에 서는지도 같은 표가 말해 줄까요?
세대를 넓혀 보면 그림이 조금 다릅니다. 25~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58.2%로 OECD 평균 42.7%보다 높았고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비율은 5.6%로 평균 17.9%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고등학교·중등후 비고등교육을 최종 학력으로 둔 25~64세 비율은 36.3%로 OECD 평균 39.9%보다 낮았습니다.
이런 지표 뒤에 가려진 얼굴을 「쇳밥일지」(2022)는 정면으로 들여다봅니다. 이 책은 가난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취업하려고 실업계 고등학교로 향한 청년이 이후 여러 하청업체를 전전한 경로를 따라갑니다. 대학 정문 대신 공장 정문을 먼저 통과한 삶이거든요.
다시 젊은 세대의 숫자로 돌아옵니다. 고등학교·중등후 비고등교육을 최종 학력으로 둔 25~34세 비율은 27.8%로 비교 가능한 41개국 중 39위였습니다. 학사 또는 이에 준하는 학위가 있는 비율은 49.1%로 39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고 석사 또는 이에 준하는 학위가 있는 비율은 3.2%로 37개국 중 33위였습니다. 단기 고등교육을 마친 비율은 18.9%로 30개국 중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학위 쪽 지표는 앞자리에, 비학위 학력 쪽 지표는 뒤쪽에 자리합니다.
같은 세대 안에서도 성별로 방향이 갈립니다. 10년 사이 25~34세 여성의 이수율은 73%에서 80%로 올랐지만 남성은 65%에서 63%로 내렸습니다. 이 세대에서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비율은 2015년 2%에서 2025년 1%로 낮아졌습니다.
그렇다면 학위 밖에서 익힌 기술은 그만큼 대접받을까요? 「쇳밥일지」의 대답은 선뜻 그렇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책에는 현장에서 오래 숙련을 쌓은 기술자가 명문대 출신 관리자의 눈치를 보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래 갈고닦은 손기술이 학벌이라는 잣대 앞에서 어떻게 값이 매겨지는지를 이 책은 조용히 적어 둡니다.
■ 직업계고에서 벌어지는 변화
청년이 밟는 길은 지금도 바뀌는 중입니다. 직업계고 졸업자는 2024년 6만3005명에서 2025년 5만9661명으로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졸업자의 진학률은 48.0%에서 49.2%로 올랐고 취업률은 55.3%에서 55.2%로 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취업이 차지하는 자리는 더 작아졌습니다. 전체 직업계고 졸업자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26.3%에서 2025년 25.6%로 내려갔습니다. 취업·진학·입대·제외인정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비율은 20.8%로 전년보다 0.5%포인트 낮아졌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일터로 향하려던 「쇳밥일지」 속 청년의 선택은 오늘의 숫자에서 점점 드문 길이 됩니다.
■ 학과를 새로 짜는 일
학교 자체도 새로 짜입니다. 교육부는 2026년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 대상으로 82개교의 117개 학과를 선정했습니다. 투입 규모는 약 811억5000만원입니다.
새로 들어서는 학과는 신산업 쪽에 몰려 있습니다. 인공지능·소프트웨어 등 신산업·신기술 분야가 69개 학과로 가장 많고 모빌리티·바이오 등 지역전략 특화산업 분야가 23개 학과, 조경·관광 등 학교 자체 발전 분야가 25개 학과입니다.
그렇다면 배움에 쓰이는 돈은 넉넉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2023년 한국의 고등교육 학생 1인당 교육기관 지출은 구매력 기준 1만6479달러로 OECD 평균 2만2402달러보다 적었습니다. 이수율은 앞자리인데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몫은 평균 아래에 놓였습니다.
학위가 곧 배운 실력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문해·수리·적응적 문제해결력이 모두 낮은 성인 집단의 25% 이상을 고등교육 이수자가 차지했습니다. 졸업장의 수가 곧 익힌 실력의 크기는 아닙니다.
처음의 71.1%로 돌아가 봅니다. 열 명 중 일곱이 대학 정문을 지난 사회에서 공장 정문 앞에 선 청년의 손에 쌓인 숙련을, 41개국 1위의 이수율 표는 어느 칸에 적어 넣을까요?
25~34세 이수율은 41개국 1위지만 같은 세대의 다른 학력 지표는 뒤쪽에 놓여 있습니다.
졸업자 수가 줄고 진학은 늘며 취업 비중은 낮아지는 변화가 통계로 확인됩니다.
「쇳밥일지」는 학벌 위계가 기술 노동을 평가하는 방식을 한 청년의 경로로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