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는 늘었다는데… 멀어진 청년의 첫 출발
청년 첫 일자리와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구분 | 수치 |
|---|---|
| 2026년 9월 15~29세 고용률 | 44.0 |
| 2026년 9월 15~29세 실업률 | 5.4 |
| 같은 집단에서 첫 취업까지 3년 이상 걸린 비율 | 9.8 |
| 최종학교 졸업·중퇴자 중 이후 취업 경험이 있는 비율 | 84.8 |
|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의 첫 일자리 중 시간제 근로 비율 | 25.8 |
2026년 9월 전체 취업자는 2,926만 6천명을 기록했습니다. 한 해 전보다 11만 3천명 많습니다. 그런데 같은 달 15~29세 고용률은 44.0%로 1.1%포인트 내렸고 실업률은 5.4%로 0.6%포인트 올랐습니다. 전체가 늘어난 자리에서 청년만 반대쪽으로 걸었습니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를 보면 방향이 더 또렷합니다. 9월 가입자는 1,593만명으로 28만 8천명 늘었지만 29세 이하에서는 5만 5천명 줄었습니다. 같은 통계에서 30대는 8만 8천명, 60세 이상은 20만 7천명 늘었거든요. 가입자가 불어난 세대와 빠진 세대가 이렇게 갈립니다.
■ 어머니의 빚, 접은 꿈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책이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돌베개, 2023)입니다. 책에 나오는 수정은 어머니의 병과 빚 때문에 꿈을 접었다가 다시 독립합니다. 숫자로는 '첫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한 명'으로 묶이는 자리에, 책은 병원비와 빚이라는 사정을 하나하나 적어 둡니다.
같은 책의 우빈은 돈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며 언젠가 자기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품습니다. 통계가 '첫 일자리'라고 한 줄로 적는 칸 안에 우빈의 불안과 계산이 들어 있죠.
청년이 학교를 마치고 첫 임금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린 시간은 2026년 5월 조사에서 평균 11.2개월이었습니다. 한 해 전보다 0.1개월 짧아졌으니 표면으로는 조금 빨라진 셈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첫 일자리가 임금근로였던 사람의 경험을 모은 값이지 그해 새로 생긴 일자리의 수가 아닙니다.
평균이 줄었으니 사정이 고르게 나아진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졸 이하는 첫 취업까지 1년 5.1개월이 걸려 한 해 전보다 0.6개월 길어졌고 대졸 이상은 8.5개월로 0.3개월 짧아졌습니다. 같은 '평균 단축' 뒤에서 학력이 낮은 쪽의 기다림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 빨리 붙거나, 오래 걸리거나
첫 취업에 걸리는 시간은 가운데가 얇습니다. 임금근로로 처음 일한 청년 중 47.1%는 졸업·중퇴 뒤 3개월이 안 돼 일자리를 잡았고 이 비율은 1.3%포인트 올랐습니다. 반대편에서 3년 이상 걸린 비율은 9.8%로 0.1%포인트 내렸습니다. 빨리 붙는 쪽과 오래 걸리는 쪽이 함께 있는 분포입니다.
일자리를 구한 경험 자체도 줄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청년 가운데 이후 한 번이라도 취업한 비율은 84.8%로 1.6%포인트 내렸습니다. 조사 당시 일자리가 없던 청년의 48.6%는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이었고 이 비율은 2.0%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어렵게 잡은 첫 일자리의 모양은 어떨까요?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의 첫 일자리 중 시간제 근로는 25.8%로 1.5%포인트 올랐고 전일제는 71.2%로 1.7%포인트 내렸습니다. 첫 일자리 당시 월평균 임금·수입이 200만~300만원 미만인 비율은 42.1%로 2.4%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첫 일자리를 떠난 청년의 사정도 한 방향이 아닙니다. 이직 사유에서 보수·근로시간 같은 근로여건 불만족이 44.4%로 가장 컸지만 그 비율은 2.0%포인트 내렸고 임시·계절적 일의 완료나 계약기간 종료가 18.0%로 2.5%포인트 올랐습니다. 책 속 지현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원하는 일을 하려고 자신의 선택을 밀고 나갑니다. 떠남이 늘 불만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정을 숫자와 인물이 함께 말합니다.
■ 구하는 사람과 뽑는 자리
구하는 쪽과 뽑는 쪽의 균형은 어떨까요. 9월 고용24 신규 구인은 17만명으로 4천명 늘고 신규 구직은 35만 7천명으로 2만 1천명 줄면서 구인배수는 0.44에서 0.48로 올랐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고용24 이용분만 담기 때문에 노동시장 전체의 구인·구직을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특성화고와 2, 3년제 대학 졸업생, 학교 밖 청소년과 불안정 노동자의 경험을 담았죠. 통계가 평균과 비율로만 보여 주는 자리에서, 책은 한 사람씩 이름을 붙여 사정을 적습니다. 329만 6천명이라는 첫 임금 일자리 집계가 한 해 전보다 21만 2천명 적어진 배경에는 수정과 우빈 같은 각자의 사연이 겹쳐 있습니다.
전체 취업자가 늘어난 가을에 청년 고용률이 내린 것은, 같은 출발선처럼 보이는 자리에서 사람마다 떠나는 거리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어머니의 빚 앞에서 꿈을 접었다가 다시 걸음을 뗀 수정의 자리가 그 다른 거리를 가장 먼저 비춥니다.
2026년 9월 전체 취업자는 11만 3천명 늘었지만 15~29세 고용률은 1.1%포인트 내려 두 지표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첫 임금 일자리까지 걸린 시간이 고졸 이하는 1년 5.1개월로 길어지고 대졸 이상은 8.5개월로 짧아지며 간격이 벌어졌습니다.
책은 병과 빚, 돈 불안 속에서 진로를 정한 청년 한 사람씩의 경험을 담아 평균 뒤의 얼굴을 보여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