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문화공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대나무정원에서 지난 6월 17일부터 한 달간 열린 협력전시 ‘잇-다’가 13일 막을 내렸다. ACC와 광주예술고등학교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전통 한국화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작품 50여 점을 선보이며 6,194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지역 공립 문화예술기관과 예술고교가 힘을 모아 청소년 예술인의 창작 무대를 마련한 첫 사례로, 교사·학생·관람객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장의 최대 화제작은 광주예술고 3학년 유혜진 학생의 3폭 병풍 형식 작품 〈청사요연(靑蛇妖姸)〉이었다. 장지에 수묵담채 기법으로 그린 푸른 뱀과 여성 인물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주제를 강렬하게 시각화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안동 복합문화공간 ‘갤러리이웃’이 현장에서 구매 의사를 밝혀 학생 작가의 첫 작품 판매로 이어졌다.
한국의 문화예술 분야는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공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특히 소규모 독립 공연과 지역 문화 행사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문화 콘텐츠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오프라인 행사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문화 다양성의 확대와 지역 문화 진흥 정책이 맞물리면서 전국 각지에서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관람객 김모 씨는 “학생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완성도가 높다”며 “한국화가 회화뿐 아니라 설치 형태로도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교내를 벗어나 공공 전시에 참여한 1학년 정소희 학생은 “시민들의 직접적인 반응을 들으며 작업의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대근 교감은 “한국화에는 민족 고유의 미학이 담겨 있다”며 “학생들이 상상력을 통해 전통 예술의 새 지평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상욱 ACC 전당장은 “수도권에 비해 기회가 적은 지역 청소년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토대를 넓히겠다”며 “세계적인 예술가로 성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CC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대나무정원을 ‘열린 전시 공간’으로 조성해 지역 예술가와 동호회, 예비 작가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호남대학교·조선대학교·전남대학교 등 4개 대학 문화예술학과 졸업전시가 릴레이로 이어져 청년 창작자들의 무대가 계속될 예정이다.
수도권에 비해 기회가 제한적인 지역 예술 학생들에게 공공 전시 무대를 제공함으로써 창작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화라는 전통 예술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 설치 미술 등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전통 예술의 지평을 넓히는 방향이다.
ACC의 '열린 전시 공간' 조성과 대학 졸업전시 릴레이 프로그램 등 지속적인 지원 체계가 마련돼 청년 예술가 육성의 기틀이 마련되고 있다.
지역 예술고교 졸업생의 80% 이상이 서울로 진학·이주하는 상황에서, ACC와 광주예술고의 협력은 지역 내에서 창작 기회와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모델을 보여줬다. 학생 작품의 현장 판매까지 이어져 실제 예술 시장 진입 가능성을 입증했다.
청년 세대에게 '구시대 유물'로 인식되며 전공 지원자가 감소하는 한국화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설치 미술로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전통 기법과 현대적 주제의 결합으로 한국화의 가능성을 재조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인 복지 예산이 전년 대비 15% 증액됐지만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역 공공기관의 공간과 네트워크만으로도 예비 예술인에게 실질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 ACC는 10월부터 4개 대학 졸업전시 릴레이를 통해 지속적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ACC-광주예술고 협력전시 '잇-다' 주간별 관람객 수. 1주차(6.17-6.23): 관람객 수: 1580명; 2주차(6.24-6.30): 관람객 수: 1650명; 3주차(7.1-7.7): 관람객 수: 1520명; 4주차(7.8-7.13): 관람객 수: 1444명. 출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