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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공공하수처리시설 3,628억 민간투자, ‘보이지 않는 계약서’ 두고 시민참여 시험대에 서다

맥락26일 ESG정책연구원과 시민들이 춘천 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설치 및 민간위탁 타당성을 놓고 시민포럼을 열고, 핵심 계약·심의 자료 공개를 춘천시에 공식 요구했다. 춘천시는 2019년 민간사업자 제안 수용 이후 총사업비 3,628억 원, 2029년 준공 목표로 이전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민간투자법 시행령 제7조가 요구하는 경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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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춘천시 하수처리 대안을 모색하는 시민포럼이 개최됐다
지속가능한 춘천시 하수처리 대안을 모색하는 시민포럼이 개최됐다

26일 ESG정책연구원과 시민들이 춘천 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설치 및 민간위탁 타당성을 놓고 시민포럼을 열고, 핵심 계약·심의 자료 공개를 춘천시에 공식 요구했다. 춘천시는 2019년 민간사업자 제안 수용 이후 총사업비 3,628억 원, 2029년 준공 목표로 이전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민간투자법 시행령 제7조가 요구하는 경제성·정책성·민간투자방식 분석 과정이 시민에게 거의 공유되지 않은 상태다. 포럼 참석자들은 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민자 적격성 조사 결과, 춘천시와 시공사 간 계약서, 운영방식이 담긴 협약서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향후 환경·재정 리스크를 시민과 함께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수·폐기물 시설을 둘러싼 국내 공론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논의가 지방의회·시민사회가 개입하는 ESG 거버넌스의 시험대라는 평가도 나온다.
 

ESG정책연구원은 11월 26일 춘천시 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설치 사업과 관련한 민간위탁 타당성을 주제로 시민포럼을 열고, 춘천시에 네 가지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공개 대상은 △민간투자 적격성 보고서(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가 수행하는 민자 적격성 조사 결과) △경제성·정책성 평가를 생략했는지 여부가 드러나는 의회 심의 문서 △시공사와 춘천시간 체결한 계약서 △향후 운영방식이 포함된 협약서다. 연구원은 “민간투자 적격성 조사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시행령 제7조에 근거한 법정 절차”라며, 사업 구조와 위험 배분, 재정부담, 수요 추정 결과를 시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사업은 춘천시가 2019년 민간사업자로부터 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설치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했다. 춘천시는 근화동 기존 하수처리시설을 칠전동으로 옮기고, 총 3,628억 원을 투입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민간투자 방식 사업을 추진한다. 

공공하수처리시설은 하수·분뇨·폐기물을 처리해 수질오염을 막고 도시 위생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사회기반시설로, 경제성과 공중보건을 동시에 좌우한다. 질병관리청과 환경당국은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수질오염의 가장 큰 원인이며, 오염이 농수산물·토양·생태계에 누적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시설을 민간에 위탁하는 경우, 시행령 제7조는 경제성 분석, 정책적 필요성, 재정사업과의 비교, 민간투자 방식의 적정성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이 과정이 요약본만 의회에 보고되거나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법이 요구하는 분석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시민포럼 발언에서는 ‘절차적 투명성’과 ‘시민참여’가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정광열 전 강원특별자치도 경제부지사는 “시민 세금이 투입되고 환경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는 3,000억 원대 사업이라면, 기획·심사·계약·운영 전 과정을 최대한 공개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정보공개와 설명 책임을 강조했다. 조국형 강원대학교 교수는 단순한 하수처리장 재배치가 아니라 도시 지속가능성과 수질 관리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도시계획 이슈’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책의 정당성은 정보의 투명성과 참여의 포용성에서 나오며, 이를 위해 시민 의견을 제도적으로 반영하는 플랫폼과 시의회·지자체·시민이 함께 논의하는 공공 거버넌스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단순히 한 도시의 하수처리장 위치 문제를 넘어, 국내 물·환경 인프라에서 반복되는 ‘민간위탁 vs 공공성’ 논쟁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과거 한국의 물 산업 민영화 논쟁을 분석한 연구는, 물 서비스 민영화가 제3세계 여러 국가에서 요금 인상과 서비스 불평등을 낳았고, 이념대립을 넘어 경험적 검증과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반대로 국내에서는 상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낮아 하수도 요금이 원가의 40% 수준에 머무르는 등 재정부담이 누적되고, 이를 이유로 민간투자나 요금 인상 논의가 반복된다. 

이처럼 ‘재정 여건 때문에 민자를 택한다’는 논리와 ‘생명·환경 인프라는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가 부딪히는 지점에서, 정보 비대칭이 심화될수록 갈등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다른 환경기반시설에서도 시민참여와 공론화는 점차 필수 절차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서울 마포구 소각장 추가 건립, 의정부 소각장 증설 논란, 인천 자체 매립지 조성 논의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의회, 시민단체는 공론화위원회와 주민토론회를 통해 입지·환경영향·주민편익을 검토했고, 일부 사업은 권고안을 토대로 규모를 조정하거나 보완 대책을 추가했다. 

해외에서도 일본 도쿄도의 소각·하수 처리시설 지하화와 복합개발, 유럽연합(EU)의 도시폐수처리지침(UWWTD) 개정 등 환경기반시설을 둘러싼 논의는 시민 생활환경과 직결된 장기 의제로 다룬다. 

ESG정책연구원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행정 효율성 뒤로 시민을 배제해 온 관행을 바꾸고, 시민참여를 기반으로 사회적 생태계를 설계하는 것이 ESG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해당 연구원은 2025년 4월 42명의 법률가와 일반회원이 참여해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원도심 공동화와 친환경 스마트도시, 수소충전소 인프라, 의료·환경 법제 개선 등 여러 과제를 진행하며 환경·노동·조직관리 분야 정책 연구를 이어간다. 

이번 춘천 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민간위탁 논의는 ‘사업 자체의 찬반’보다 ‘사회기반시설을 어떤 절차와 거버넌스로 결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전면에 올렸다. 시민포럼에서 제기된 정보공개 요구와 참여 플랫폼 구축 논의가 향후 의회 논의와 행정 결정 과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따라, 하수처리시설을 둘러싼 갈등 관리 모델이 ‘밀실 행정’에서 ‘참여형 ESG 거버넌스’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춘천 하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규모
출처: 춘천시 발표자료
이 기사는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맥락과 통계를 추가해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