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6년 8월 11일 화요일
앙포르마시옹

‘오후 9시’ 데드라인이 가르는 시민의 발… 서울 버스 파업, 임금 체계 개편이 뇌관이다

차미경
기사 듣기
기사요약
서울 시내버스 파업 이틀째인 지난 14일, 서울시버스노조는 “오후 9시를 넘기면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을 하루 연장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 이틀째인 지난 14일, 서울시버스노조는 “오후 9시를 넘기면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을 하루 연장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유재호 노조 사무부처장은 이날 오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후 조정회의에 앞서 “첫차 운행을 준비하려면 오후 9시 전에는 합의해야 기사들이 최소한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며 협상 마감 시한을 설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노사 갈등의 핵은 ‘통상임금’이다. 지난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법리를 변경하며 양측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사용자 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서울시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볼 것인지는 법적 판단을 거쳐야 한다고 맞섰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통상임금을 포함하는 새로운 임금체계를 도입한다는 전제 아래, 임금 총액 10.3% 인상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는 법에 따라 지급할 별개 사안이므로 협상 논외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금체계 개편 없이 임금 3% 인상과 정년 65세 연장안을 요구했다. 노조는 법리 변경 이후 사용자 측이 지급하지 않은 통상임금 상승분을 명백한 ‘임금 체불’로 규정하고, 법원 판결을 통해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지노위는 통상임금 문제를 배제한 채 임금 0.5% 인상안을 중재안으로 내놨다. 노조는 지부장 투표를 거쳐 이를 부결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유 부처장은 “지노위 중재안인 0.5% 인상은 월 1만~2만 원 오르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임금 동결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날 협상에서도 3% 인상안을 굽히지 않았다.

노동계와 정치권도 서울시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시가 통상임금 미지급 문제를 임금 인상 문제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불 임금은 재정 상황과 교섭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지급을 조건으로 압박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며 “체불 임금과 무관한 2025년 임금 인상까지 0.5% 수준으로 억제하려는 태도는 합리성도 성의도 없다”고 꼬집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역시 지난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파업의 본질은 대법원 판결조차 외면하는 서울시의 안일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준공영제의 실질적 운영 주체인 서울시가 재정 부담을 핑계로 노동자의 확정된 법적 권리조차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조건부 협상 도구로 전락시켰다”며 “즉각 협상 테이블로 나와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노사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사는 공공 데이터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