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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3일 목요일
앙포르마시옹

13년 만에 금을 산다…달러 69.5% 대 금 1.1%의 저울

조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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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8월 3일 국내 제련업체가 생산한 금을 원화로 사들이는 새 매입 채널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실물 금을 사들이는 것은 13년 만입니다. 우리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9~41위권입니다. 금값이 올해 초 고점보다 20%가량 내린 지금이 그 비중을 올릴 기회라는 계산입니다.

104.4t. 한국은행이 지금 가진 금의 무게다. 전량 영국 잉글랜드은행 금고에 있다. 13년 동안 여기서 1g도 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8월 3일 이 숫자를 다시 움직이겠다고 발표했다.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과 함께 국내 제련업체가 만든 금을 원화로 직접 사들이는 채널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대상은 LS MnM과 고려아연 같은 업체가 구리·아연을 제련하다 부산물로 얻은 금 가운데 해외로 수출할 예정이던 물량이다.

사는 방식도 정해 뒀다. 거래소 장내 일반 매수가 아니라 협의 대량 매매를 쓰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국내 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값은 국제 시세를 기준으로 하되 결제는 원화로 한다. 금을 사려고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따로 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새로 사는 금은 잉글랜드은행이 아니라 한국예탁결제원 금고에 넣는다. 한국은행은 이와 별개로 올해 2분기부터 금 상장지수펀드(ETF)도 소규모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104.4t
한국은행 보유 금
한국은행 / 2026-08-03
1.1%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
한국은행 / 2026-08-03
69.5%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
한국은행 / 2026-08-03

■ 39위라는 자리

왜 지금인가. 한국은행이 밝힌 이유는 세 가지다. 중동 전쟁 같은 지정학 위험이 커지면서 달러 자산에 쏠린 외환보유액을 분산할 필요가 생겼다. 우리 금 비중이 낮다. 금값이 내렸다.

비중부터 보자.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몫은 약 69.5%다. 금은 1.1%, 시가로 따져도 3.5% 정도다. 세계 중앙은행 순위로는 39~41위권이다. 미국은 외환보유액의 83%가 금이고 무게로는 8,133.5t이다. 독일은 82%에 3,350.3t, 이탈리아 2,451.8t, 프랑스 2,436t, 중국 2,346t, 러시아 2,292t 순이다. 한국의 104.4t은 이 목록 어디에도 끼지 못한다.

값도 조건이 됐다. 국제 금값은 올해 초 고점보다 20%가량 내렸다. 7월 3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4,107.0달러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1.3%, 53.6달러 낮은 값이다. 살 물건이 싸졌으니 같은 돈으로 더 많이 담을 수 있다.

■ 달러를 쓰지 않고 금을 사는 법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결제 통화다. 중앙은행이 해외에서 금을 사면 달러가 필요하다. 달러를 쓰면 외환보유액이 줄어든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구하면 환율이 흔들린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국내에서 나온 금을 원화로 산다.

제련 부산물을 고른 것도 같은 계산이다. LS MnM과 고려아연이 구리·아연을 녹이는 과정에서 금이 따라 나온다. 그 가운데 수출로 나갈 물량을 한국은행이 받으면, 나라 밖으로 나갈 금이 나라 안에 남는다. 국내 유통 물량은 그대로이니 시중 금값을 건드리지 않는다.

기준금리는 7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50%에서 2.75%로 올랐다. 위원 7명의 만장일치였다. 한국은행은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를 8월 27일로 예정했다. 금리를 올려 달러 자산의 이자를 챙기는 국면에,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을 사겠다는 결정이 함께 나왔다.

중앙은행이 금을 사는 것은 수익을 노린 투자가 아니다. 금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는 이유는 달러 한 곳에 몰아 둔 위험을 나누기 위해서다.

다만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얼마나 살지, 언제까지 살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1.1%라는 비중이 실제로 얼마나 움직일지 알 수 없다. 제련 부산물 가운데 수출 예정 물량이라는 조건도 매입 상한을 자연스럽게 정한다.

확인할 지점은 다음 외환보유액 발표에서 금 비중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다. 2025년 말 우리 외환보유액은 4,281억 달러였다.

1. 한국은행이 8월 3일 국내 제련 금을 원화로 사들이는 채널을 만들어 13년 만에 실물 금 매입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2.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69.5%인 데 비해 금은 1.1%로 세계 중앙은행 39~41위권이다. 미국 8,133.5t·독일 3,350.3t과 견주면 한국은 104.4t이다.
3. 국제 금값이 올해 초 고점보다 20%가량 내렸고 7월 31일 COMEX 12월물은 온스당 4,107.0달러로 마감했다.

이 기사는 공공 데이터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