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주 국토부 장관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전국고용서비스협회 회원 수백 명이 건산법 시행규칙 개정안 재검토를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정부가 건설 현장 임금 체불 근절을 위해 추진 중인 ‘임금 직접지급제’ 강화 방침에 대해 관련 업계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고용서비스협회 건설서비스분과(이하 협회)는 지난 21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직업소개사업자와 건설일용노동자 수백 명이 참석해 국토부의 정책이 현장 노동자들의 생계 수단인 ‘당일 현금 지급’ 관행을 가로막고 있다고 성토했다.
논란이 된 개정안은 건설사가 전자대금지급시스템(조달청 하도급지킴이 등)을 통해 노동자 계좌로 임금을 직접 송금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아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협회 측은 이 시스템이 현장의 유동성을 경직시킨다고 주장한다.
협회 관계자는 “전자 시스템을 거치면 행정 절차상 임금 지급이 월 단위로 이뤄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일용직에게 월급제를 강요하는 꼴”이라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동자들이나 신용 문제로 통장 개설이 어려운 취약계층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날 대안으로 직업소개소의 ‘임금 대위변제’ 양성화를 요구했다. 대위변제란 인력사무소가 건설사를 대신해 노동자에게 당일 일당을 먼저 지급하고 추후 건설사로부터 정산받는 방식이다. 업계는 이 방식이 건설사의 자금 사정과 무관하게 노동자의 소득을 즉시 보장해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진덕 협회 건설서비스분과 위원장은 “정부는 민간이 수행해 온 선지급 기능을 불법으로 몰 것이 아니라 제도권 안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일용근로자 당일 임금 지급 보장 ▲임금 대위변제 제도화 ▲민·관 협의체 구성 등을 담은 요구안을 장관실 측에 전달했다.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아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협회 측은 이 시스템이 현장의 유동성을 경직시킨다고 주장한다.
대위변제란 인력사무소가 건설사를 대신해 노동자에게 당일 일당을 먼저 지급하고 추후 건설사로부터 정산받는 방식이다.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은 당일 현금 지급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어, 월급제 전환 시 생계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신용 문제로 통장 개설이 어려운 취약계층은 일자리 자체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정부의 투명성 강화 정책이 현장의 유동적인 고용 관행과 충돌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임금 체불 방지라는 목표와 일용직 보호라는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과제다.
직업소개소의 임금 대위변제는 법적 회색지대였지만 노동자 보호 기능을 수행해왔다. 이를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면서도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건설업 임금 지급 방식 비교. 현행 당일 현금지급: 투명성: 2특징, 현장 적합성: 5특징, 노동자 접근성: 5특징; 정부 추진 직접지급제: 투명성: 5특징, 현장 적합성: 2특징, 노동자 접근성: 2특징; 협회 제안 대위변제: 투명성: 4특징, 현장 적합성: 4특징, 노동자 접근성: 4특징. 출처: 전국고용서비스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