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고립 예방 확대 논의…기존 정책과 「고립의 시대」
2023년 기본계획과 2026년 정책 논의 / 노리나 허츠가 살핀 고립의 사회적 조건
■ 예방의 시작이 아니라 범위의 확대
보건복지부는 5월 13일 고독사 예방 협의회에서 사회적 고립 예방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제1차관의 전담 역할을 통한 관리 체계, 협의회의 위원회 확대, 법률 개정과 실태조사 등이 제시됐다. 추진 방안과 이미 이행한 조치를 같은 단계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이전 정책이 죽음 이후의 수습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 2023년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에도 위험군 발굴, 사회적 연결 지원, 건강·취업 등 생애주기별 서비스가 들어 있었다. 2026년의 논의는 고독사 위험군을 넘어 사회적 고립 위험군으로 대상을 넓히는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 고독사 집계가 보여주는 것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서 2024년 사망자는 3,92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63명, 7.2% 늘었다. 이 조사는 경찰청 형사사법정보에서 고독사 요건에 맞는 사례를 추출한 자료다. 외로움을 느끼는 국민 전체의 규모를 조사한 것은 아니다.
2024년 사망자 중 남성은 81.7%였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2.4%, 50대가 30.5%를 차지했다. 성별 비율과 연령별 비율은 별개의 분류이므로 이를 곱해 특정 성·연령 집단의 규모를 추정하지 않는다.
| 분류 | 2020년 | 2024년 |
|---|---|---|
| 가족 | 34.8 | 26.6 |
| 임대인 등 | 28.4 | 43.1 |
| 지인 | 14.5 | 7.1 |
|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 | 1.7 | 7.7 |
발견자 구성은 달라졌다. 다만 임대인 등의 분류에는 경비원·건물관리자·택배기사도 포함된다. 이 비중의 변화만으로 사망 전 관계망의 질이나 행정의 개입 시점을 알 수는 없다. 발견 경로의 통계와 고립이 생긴 원인의 분석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 책이 넓혀 보는 고립의 범위
노리나 허츠의 「고립의 시대」는 홍정인이 옮겼고 웅진지식하우스가 2021년 출간했다. 서점에 공개된 소개와 목차는 외로움을 도시 공간, 일터, 디지털 기술과 정치·경제적 소외에 연결해 다룬다.
이 책의 관점은 정책 대상을 개인의 감정에만 한정하지 않고 생활 조건과 사회적 관계를 함께 살펴보게 한다. 그렇다고 책이 한국의 최근 고독사 증가 원인을 검증했거나 특정 사업의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책의 해석과 국내 통계의 증거는 각자의 범위가 있다.
■ 청소년의 외로움과 고립감도 다른 문항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5년 인권실태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8,764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시기는 2025년 5~6월이다. 전체 표본수와 분석표의 문항별 응답 규모는 구분해야 한다.
| 문항 | 2024년 | 2025년 |
|---|---|---|
|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 | 4.0 | 4.1 |
|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느낀다” | 1.5 | 1.3 |
두 문항의 변화 방향은 같지 않았다. 2025년 조사에서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다는 응답은 8.9%, 위기 상황에서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9.0%였다. 이 수치들은 지원 관계를 살펴볼 근거지만 특정 집단의 관계망이 일괄적으로 약해졌다는 결론과는 다르다.
WHO의 2025년 사회적 연결 설명도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구분한다. 외로움은 원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주관적 감정이며 사회적 고립은 관계와 상호작용이 부족한 객관적 상태를 가리킨다. 설문에서 느낀 고립감과 고독사 사망자 집계를 같은 지표처럼 비교할 수 없는 이유다.
■ 연결을 지원하는 정책을 읽는 기준
2026년 시행계획에는 8개 중앙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여했다. 서울의 소통 공간과 부산의 고립·은둔 가구 지원 거점 등 지역 사업도 소개됐다. 공간을 마련한 계획과 실제 이용·연결 효과는 별도로 확인할 사안이다.
정책 확대를 평가하려면 누구를 찾아내고 어떤 서비스와 연결했는지 살펴야 한다. 기존 예방 활동을 없었던 일로 만들거나, 새로운 명칭만으로 효과를 확정하면 정책의 변화도 성과도 정확히 읽기 어렵다.
2023년에도 위험군 발굴과 연결 지원이 있었다. 2026년의 변화를 예방의 최초 도입으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고독사 집계, 발견자 분류, 청소년의 외로움·고립감은 조사 대상과 의미가 다르다. 수치의 변화만으로 원인을 단정하지 않는다.
「고립의 시대」의 사회적 해석을 참고하되 국내 통계와 사업 효과를 책이 입증한 것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2026년 9월 10일 정정 · 기존 예방 정책을 사후 수습만으로 설명한 부분과 통계 변화의 인과 해석을 고쳤다. 원자료·책 소개의 근거 범위를 밝히고 비교표를 추가했다. 원발행일을 유지하며 이후 시행 결과를 소급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