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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1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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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던 곳에서 늙을 권리, 누가 지키나

통합돌봄 본사업과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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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6년 3월 27일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되면서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을 잇는 본사업이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시작됐습니다. 숫자로 드러난 성과 뒤에는 아픈 몸과 그 몸을 돌보는 몸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있습니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는 그 시간을 사적 희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읽게 합니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2026년 7월 기준)
구분내용
제목「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저자김영옥 외
연도2020년
출판사봄날의책
정부가 2026년 통합돌봄에 추가 확보한 예산914억원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일상생활수행능력에 기능상 제한이 있는 노인18.6%
기능상 제한이 있는 노인 가운데 돌봄을 받고 있는 비율47.2%
자료 | 보건복지부 2026년 업무계획 발표·보건복지부·보건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 · 2026-07-16

2023년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일상생활수행능력에 기능상 제한이 있는 노인은 18.6%인데 그중 돌봄을 받고 있는 비율은 47.2%에 그쳤거든요. 나머지 절반은 어떻게 하루를 견디고 있을까요? 이 조사는 노인 1만78명에게 191개 문항을 방문·면접으로 물은 결과입니다.

돌봄을 맡는 손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돌봄 제공자로 가족을 꼽은 비율은 81.4%로 여전히 높지만 장기요양보험서비스를 꼽은 비율은 2020년 19.1%에서 2023년 30.7%로 올랐습니다. 가족의 선의에만 기대던 돌봄이 제도의 영역으로 넘어오는 흐름입니다. 전남 영암군이 2025년 5월 15일 돌봄 통합지원 조례를 제2927호로 공포한 것도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이 흐름을 사람의 시간으로 바꿔 읽게 하는 책이 있습니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김영옥·메이·이지은·전희경, 2020)는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이 기획하고 봄날의책이 펴낸 책입니다. 제목이 가리키는 새벽 세 시는 아픈 몸과 그 곁을 지키는 몸이 함께 깨어 있는 시간이죠. 통계가 낮에 집계된다면 돌봄은 자주 그 어두운 시간에 일어납니다.

■ 살던 곳에서 늙는다는 약속

2026년 3월 27일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됐습니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지내도록 의료·요양·돌봄을 하나로 잇겠다는 법입니다. 이 법에 따라 지역사회 통합돌봄 본사업이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시작됐습니다. 시설로 보내는 대신 집에 머무를 길을 넓히겠다는 방향입니다.

법은 대상과 절차도 정해 뒀습니다. 통합지원 대상에는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65세 이상 주민과 의료 필요도가 높은 중증장애인, 정부와 협의해 지방정부가 인정한 취약계층이 들어갑니다. 대상자를 가릴 때는 일상생활 기능과 건강상태 등 58개 조사항목을 씁니다. 법 제13조는 지방정부가 지원의 내용·방법·수량·기간·제공 주체를 담은 개인별지원계획을 세우도록 규정합니다.

그런데 계획서에 적힌 항목만으로 한 사람의 돌봄이 온전히 채워질까요? 그렇게 보긴 어렵습니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가 붙드는 것은 항목과 항목 사이, 수량으로 적히지 않는 시간이거든요. 아픈 몸을 돌보는 일은 표의 칸을 채우고 남는 자리에서 계속됩니다.

■ 숫자로 증명된 효과

제도의 효과는 숫자로도 드러납니다. 2023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실시한 통합돌봄 시범사업 효과평가에는 총 1만6294명이 포함됐습니다. 이 평가에서 요양병원 입원율은 참여군 9.4%로 대조군 14.0%보다 낮았고 요양시설 입소율도 참여군 3.2%로 대조군 12.6%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집에 머물도록 도왔더니 시설로 가는 발길이 실제로 줄어든 셈입니다.

돌보는 사람의 어깨도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시범사업 참여자의 가족 등 돌봄 담당자 가운데 부양 부담이 줄었다고 답한 비율은 75.3%였습니다. 돌봄을 나눠 지면 누군가 혼자 짊어지던 무게가 실제로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부담이 줄었다는 그 숫자로 돌봄의 값은 다 설명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책이 되묻는 것은 돌보는 몸 역시 늙고 아픈 몸이라는 사실입니다. 돌봄을 주는 자리와 받는 자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젠가 서로 자리를 바꾸는 관계입니다.

■ 영암의 손과 시간

현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보건복지부가 밝힌 2026년 상반기 통합돌봄 서비스 연계 인원은 총 4만6000명이었고 이용자 한 사람에게 이어진 서비스는 평균 3.3건이었습니다. 정부는 2026년 통합돌봄에 914억원을 추가로 확보했고 그중 620억원을 지역특화사업에 배정했습니다.

사람을 채우는 일은 더디게 갑니다. 정부가 확보한 통합돌봄 전담인력 기준인건비는 5346명분인데 2026년 3월 11일 기준 배치 인원은 5202명이었습니다. 영암군을 보면 통합사례관리 건수가 2022년 153건에서 2023년 168건, 2024년 197건으로 늘었고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만 219건을 추진하며 사례회의도 23회 열었습니다. 영암군은 2026년 5월 통합돌봄추진단에서 6월부터 연말까지 일할 간호사 1명을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영암군이 맞춤 지원으로 잇겠다는 복지·보건·고용·주거·교육·의료는 결국 한 사람의 하루를 이루는 조각들이죠.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는 그 조각들을 잇는 노동이 왜 사적 희생만으로 버틸 수 없는지 묻습니다.

제도가 표에 적어 내려가는 수량과 기간 너머에서, 살던 곳에 남기로 한 몸과 그 곁의 몸은 여전히 새벽 세 시를 함께 지납니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살던 곳에서 늙을 권리

돌봄통합지원법이 2026년 3월 27일 시행되며 시설 대신 집에 머무는 돌봄이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본사업으로 시작됐습니다.

2
숫자로 확인된 효과

시범사업 효과평가에서 요양병원 입원율과 요양시설 입소율이 참여군에서 크게 낮았고 돌봄 담당자의 75.3%가 부담이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3
돌보는 몸도 몸이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는 돌봄을 사적 희생이 아니라 함께 지속해야 할 관계·노동의 문제로 읽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