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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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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950점도 퇴짜…데이터가 만든 차별을 데이터로 고치려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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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신용점수 950점이어도 1금융권 대출이 거절되는 시대다. 6월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자의 평균 점수는 926.2점으로 두 달 만에 11점 올랐고, 금융당국은 세금 납부·통신비·온라인쇼핑 이력까지 신용평가에 넣는 '신용성장스코어'를 내년 초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가 만든 차별을 데이터로 고치려는 시도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그 차별이 우리 안에 있다고 말한다.

신용점수 950점. 신용평가사가 매긴 점수로는 최상위권이다. 그런데도 8월 들어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30대 직장인이 기사에 등장했다. 한 매체는 8월 9일 '신용점수 950점 고신용자도 대출 난민'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례를 전했다.

대출 심사가 점수 기준으로는 통과하기 어려운 국면이 됐다. 6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용대출자의 평균 신용점수는 926.2점으로 집계됐다. 4월(915.2점)보다 두 달 만에 11점 올랐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자의 평균 점수는 958.8점에서 962.6점으로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핀다가 집계한 2분기 900점 이상 고신용자의 2금융권 대출 건수는 831건으로 직전 분기(693건)보다 20% 늘었다. 7월 900점대의 2금융권 한도 조회는 150만 6,760건으로 6월(147만 8,187건)보다 2만 8,573건 많았다.

1금융권 문이 좁아진 돈이 2금융권과 저축은행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3월 말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조 4,466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2021년(8,825억 원)의 약 1.6배다. 카드론이 규제되자 현금서비스·리볼빙으로 수요가 옮겨 가고, 불법 사금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국은 평가 자체를 바꾸는 방향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8월 9일 세금 납부 내역, 통신비 이력, 온라인쇼핑 이력 같은 비금융데이터를 결합한 '신용성장스코어'를 내년 초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초년생과 금융취약계층의 대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다만 신용점수를 산출하는 민간 신용평가사가 공공 금융데이터를 사용하는 방안과 금융당국의 개인정보 이용 범위는 별개의 문제다.

■ '선량한' 차별은 어떤 모습인가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 2019, 창비)는 이렇게 묻는다. "차별은 나쁜 사람만 하는가, 우리 모두의 습관인가." 책은 악의 없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저지르는 차별의 구조를 짚는다. 2019년 출간 이후 독자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별하고 있었구나'라는 반성을 이끌어 낸 책이다.

신용평가의 세계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점수 체계는 누구도 나쁜 의도를 갖지 않았다. 다만 대출 심사관이 신용점수라는 단일 지표에 의존할수록, 점수로 표현되지 않는 사람은 체계 밖으로 밀려난다. 900점대가 2금융권 문을 두드리는 건 점수라는 도구가 만든 차별이 사람들을 몰아낸 결과다.

■ 926.2점의 역설

평균 점수가 오르면 오를수록 문턱도 함께 올라간다. 6월 신용대출자 평균이 926.2점이면, 그보다 낮은 점수의 신청자는 상대적으로 더 큰 거절 확률을 감수해야 한다. 마이너스통장 평균 962.6점 역대 최고는 그 자체로 '대출받을 수 있는 사람'의 기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보여 준다.

■ 금융당국의 답: 비금융데이터 결합

신용성장스코어는 세금 납부 내역, 통신비 이력, 온라인쇼핑 이력 같은 비금융데이터를 결합하는 방안이다. 사회초년생은 신용이력이 없어 점수가 낮게 잡히기 쉽다. 데이터가 부족한 사람에게 데이터를 더해 평가하는 셈이다. 다만 어떤 데이터가 신용평가에 쓰일지, 그 데이터를 누가 관리할지가 관건으로 남는다.

■ 남는 질문

차별을 고치려는 도구가 새로운 차별을 만들 수도 있다. 온라인쇼핑 이력이 신용평가에 들어간다면, 온라인쇼핑을 많이 하는 사람과 적게 하는 사람의 점수가 달라진다. 어떤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넣을지, 그 데이터가 공정한지가 다음 논쟁이 될 것이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대출 심사가 신용점수 상위권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국면에서, 900점대 고신용자까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현상이 6월 926.2점·962.6점이라는 수치로 드러났다.
2금융당국이 세금 납부·통신비·온라인쇼핑 이력을 신용평가에 넣는 신용성장스코어를 내년 초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혀, 신용평가의 기준 자체가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3「선량한 차별주의자」가 2019년부터 짚어 온 '악의 없는 차별'의 구조가 신용평가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