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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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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재정이라는 숫자, 그 뒤엔 아픈 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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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국회예산정책처는 국가채무의 GDP 대비 비율이 2025년 47.8%에서 2072년 173.0%로 오른다고 전망합니다. 같은 기간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1.0%에서 11.6%로 벌어집니다. 이 숫자를 누가 감당하느냐는 물음은 대개 세금의 언어로 오갑니다. 그런데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는 그 물음을 누가 아픈 몸 곁을 지킬 것인가로 바꿔 읽습니다. 재정의 미래가 실은 돌봄의 시간에서 시작된다고 말이죠.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2025년 2월 기준)
구분내용
제목「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저자김영옥 외
연도2020년
출판사봄날의책
NABO는 국가채무가 2025년 1270.4조원
NABO는 국가채무의 GDP 대비 비율이 2025년47.8%
NABO는 총수입의 GDP 대비 비율이 2025년24.5%
NABO는 총지출의 GDP 대비 비율이 2025년25.5%
자료 | 국회예산정책처, 「2025~2072년 NABO 장기재정전망」 · 2025-02-21

먼 숫자 하나를 먼저 놓아 봅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5년 1,270.4조원인 국가채무가 2072년 7,303.6조원으로 불어난다고 전망합니다. 같은 전망에서 총지출은 GDP 대비 25.5%에서 33.6%로 오르지만 총수입은 24.5%에서 22.0%로 내려갑니다. 들어올 돈은 줄고 나갈 돈은 늘어납니다.

이 전망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현행 법령과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2025년도 확정예산과 2024년 개정세법이 반영된다는 가정이거든요. 말하자면 지금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이 길로 갑니다. 의무지출의 GDP 대비 비율은 13.9%에서 21.6%로 오릅니다. 그러면 이 부담은 누가 지게 될까요?

물음은 대개 세금 이야기로 흐릅니다. 그런데 2020년 봄날의책에서 나온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김영옥·이지은·전희경, 2020)는 같은 물음을 조금 다른 자리에서 집어 듭니다. 질병·돌봄·노년을 다르게 이야기하겠다고 부제에 적어 둔 이 책은 재정을 세금의 크기가 아니라 몸의 문제로 데려갑니다.

출판사는 이 책이 아픈 몸과 돌보는 몸, 그리고 그 몸들이 맺는 관계를 한가운데에 둔다고 소개합니다. 숫자로 적힌 채무와 적자 뒤에는 결국 늙고 아픈 몸, 그 곁을 지키는 또 다른 몸이 있습니다. 재정의 미래가 세금표 위에서만 결정될까요? 그렇게 보긴 어렵습니다. 돈이 향하는 끝에는 언제나 몸이 있으니까요.

■ 숫자가 된 몸들

인구 통계를 펼치면 그 몸들이 먼저 보입니다. 통계청 중위추계에서 총인구는 2022년 5,167만명에서 2072년 3,622만명으로 줄어듭니다. 같은 기간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1.1%에서 45.8%로 낮아지고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7.4%에서 47.7%로 높아집니다.

눈에 띄는 건 노년부양비입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떠받치는 고령인구가 2022년 24.4명에서 2072년 104.2명으로 늘어납니다. 한 세대가 짊어질 무게가 네 배 넘게 커지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무게는 세금 고지서로만 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 앞에는 밥을 떠먹이고 약을 챙기고 밤을 지키는 시간이 먼저 옵니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노인의 18.6%가 일상생활수행능력 등에 기능상 제한을 안고 있습니다. 그중 돌봄을 받고 있는 비율은 47.2%였습니다. 절반이 넘는 몸이 필요한 손길의 바깥에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그 손길은 어디서 올까요. 돌봄제공자 유형을 물었더니 가족원이 81.4%, 장기요양보험서비스가 30.7%, 친척·이웃이 20.0%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가족의 몸이 앞자리에 섭니다. 다만 장기요양보험서비스라는 응답은 2020년 19.1%에서 2023년 30.7%로 높아졌습니다. 돌봄이 조금씩 집 밖으로, 제도 안으로 옮겨오고 있는 겁니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가 붙드는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노인 1인 가구 비중은 2023년 32.8%로 3년 전보다 13.0%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곁을 지킬 가족의 몸조차 점점 줄어듭니다. 책 제목 속 그 시각은 아픈 사람도 돌보는 사람도 홀로 깨어 있는 시간을 가리킵니다.

■ 돌봄이라는 청구서

이 옮겨옴에는 돈이 따라붙습니다. 심사결정일 기준 장기요양급여비용 총액은 2021년 약 11조1,265억 원에서 2025년 약 17조7,035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급여를 제공하는 기관 수도 24,858개에서 29,369개로 불었습니다. 2025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예산은 17.4조원으로 한 해 전보다 7.3% 늘었습니다.

곳간 사정도 출렁였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준비금 적립비율은 2016년 36.1%였다가 2020년 4.4%까지 떨어졌고 2024년 다시 27.0%로 올라왔습니다. 재정이 한 번 얇아졌다가 겨우 두께를 회복했습니다.

앞으로가 더 가파릅니다. 정부 연구용역 전망에서 85세 이상 인구는 2025년 3월 113만명에서 2045년 372만명으로 늘어납니다. 노인장기요양등급 인정자는 2023년 106.2만명에서 2043년 262.0만명으로 불어납니다. 정부는 2023년과 같은 서비스 대상자 대비 인력 수준을 유지하려면 2043년에 요양보호사가 약 99만명 더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 99만개의 손을 어디서 구할지 묻는 순간 재정 문제는 다시 몸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는 김영옥·이지은·전희경이 쓰고 메이가 엮었으며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이 기획했습니다. 이들은 돌봄을 시혜가 아니라 누구나 주고받는 몸의 조건으로 다시 씁니다.

결국 173%라는 채무비율도, 104.2명이라는 부양비도 새벽에 홀로 깨어 있는 몸에서 시작합니다. 미래 재정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물음은 누가 그 몸 곁에 앉을 것인가라는 물음과 한 몸입니다. 세금표의 맨 끝에는 언제나 새벽 세 시의 몸들이 있습니다.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돌봄으로 번역된 재정

미래 재정 부담을 세금이 아니라 누가 아픈 몸 곁을 지킬 것인가의 문제로 바꿔 읽게 합니다.

2
숫자 뒤의 몸

국가채무 173.0%와 노년부양비 104.2명 같은 숫자가 실제 돌봄의 시간과 손에서 비롯됨을 보여줍니다.

3
돌봄의 사회화

가족원 81.4%가 떠맡던 돌봄이 제도 안으로 옮겨오는 흐름과 그 비용을 함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