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보험, 닿지 않는 사람들
자영업자 고용보험 1%와 「동자동 사람들」
지난 13일 한 신문이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률을 '1%'라고 제목으로 올렸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정리한 숫자로는 2024년 말 가입률이 0.8%였습니다. 100명 중 한 명도 채 안 되는 셈이죠.
가입 대상이 좁아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근로자를 쓰지 않거나 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주면 들 수 있거든요. 국가데이터처 기업생멸행정통계로 2024년 50인 미만 개인사업자만 674만여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해 말 보험을 유지한 자영업자는 53,705명에 그쳤습니다.
여기서 「동자동 사람들」을 펼쳐 봅니다. 쪽방촌 주민들의 삶을 오래 지켜본 기록입니다. 이 책이 그리는 동네에는 기초생활보장 급여가 나오고 공영장례가 치러지며 저렴한 쪽방과 생필품 지원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민들은 사회적으로 버려졌다고 느끼고 인격과 자존감을 깎이는 경험을 합니다. 책은 그 까닭을 이렇게 짚습니다. 경제적 생존을 떠받치는 지원은 있어도 사람 사이의 관계와 상호의존, 매일의 돌봄은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손대기 어려운 공백으로 남는다고 말입니다.
■ 목록은 두툼해졌는데
그렇다면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제도가 부실할까요. 오히려 목록은 두툼해졌습니다. 중앙정부가 가입한 소상공인의 보험료를 등급에 따라 50~80%씩 최대 5년간 대주고요. 2026년 5월 충청남도가 합류하면서 17개 광역시도 모두 중앙정부 지원 위에 지방정부 몫을 얹을 수 있는 체계가 갖춰졌습니다.
신청 문턱도 낮췄습니다. 2024년 11월 29일부터는 고용보험 가입과 보험료 지원을 한 번에 신청할 수 있거든요. 보험료율은 기준보수의 2.25%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숫자들이 헛돌기만 했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전체 가입자는 2017년 17,500명에서 2025년 61,632명으로 늘었고 신규 가입자도 같은 기간 4,215명에서 21,528명으로 불었습니다.
문제는 모수입니다. 2025년 연평균 비임금근로자는 645만 1천 명, 그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만 418만 7천 명이었습니다. 6만 명 남짓한 가입자를 이 큰 바다에 담그면 비율은 다시 한 자릿수 밑으로 내려앉죠.
| 구분 | 2017년 | 2025년 |
|---|---|---|
| 전체 가입자 | 17,500 | 61,632 |
| 신규 가입자 | 4,215 | 21,528 |
■ 창구를 열어도 닿지 않는 이유
돈을 대주고 창구를 합쳤는데도 왜 이럴까요. 임의가입이라는 설계가 열쇠입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의무가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드는 임의가입 방식이거든요.
게다가 폐업하고 구직급여를 받으려면 폐업 전 24개월 동안 보험료를 1년 이상 냈어야 합니다. 오늘 장사가 힘든 사람에게는 1년 뒤를 위해 매달 보험료를 붓는 일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하루를 버티는 자리에서 미래의 실업을 미리 계약하는 일은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니까요.
「동자동 사람들」이 비추는 공백이 여기서 겹칩니다. 쪽방촌에서 지원 목록은 다 갖춰져 있어도 주민의 일상에 닿지 못하던 것처럼, 고용보험도 보조와 창구는 마련됐지만 하루를 버티는 사람의 삶의 조건에는 아직 이르지 못합니다. 책이 말한 공백은 관계와 돌봄이었고 여기서의 공백은 도달과 여력이지만 둘 다 제도가 목록에 올린 것과 사람이 실제로 손에 쥐는 것 사이의 거리라는 점은 같습니다.
배경의 숫자는 무겁습니다. 폐업 사업자는 2023년 98만 6천 개, 2024년 100만 8천 개, 2025년 97만 6천 개로 이어졌고 2025년 폐업률은 8.64%였습니다. 이렇게 문 닫는 이가 해마다 100만 안팎인데 2025년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3,820명, 지급액은 205억 2,600만 원에 그쳤습니다.
정부도 목표를 세워 뒀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6년 소상공인 고용보험료 지원 목표를 42,200명으로 잡았습니다. 다만 이 목표를 다 채워도 수백만 모수 앞에서는 비율이 한 자릿수에 머뭅니다.
| 연도 | 폐업 사업자 |
|---|---|
| 2023 | 986,000 |
| 2024 | 1,008,000 |
| 2025 | 976,000 |
「동자동 사람들」은 지원 목록이 다 갖춰진 동네에서도 버려졌다고 느끼는 주민의 얼굴을 오래 들여다봅니다. 100명 중 한 명도 서지 못한 그 창구 앞에서 우리는 숫자가 아니라 끝내 제도 곁에 이르지 못한 사람의 얼굴을 봅니다.
보험료를 절반 넘게 보조하고 신청 창구까지 합쳤는데 2024년 말 가입률은 0.8%에 머물렀습니다. 제도의 존재가 곧 도달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숫자가 보여줍니다.
의무가 아니라 스스로 드는 방식인 데다 구직급여를 받으려면 폐업 전 24개월 중 1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하루를 버티는 자영업자에게 미래를 위한 납입은 멀게 느껴집니다.
문 닫는 이가 해마다 100만 안팎인데 2025년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3,820명뿐이었습니다. 안전망의 크기와 폐업의 규모 사이 간극이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