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로 바꿨나 더했나…청소년 단독 사용 0.7%
전자담배로 바꾸면 덜 해로울까. 정부가 처음 공개한 제품별 유해성분 검사 결과는 이 물음에 그렇지 않다는 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이 물음 앞에는 더 먼저 따질 질문이 있다. 흡연자들은 정말 담배를 바꿨을까.
질병관리청이 2026년 1월 15일 갱신한 국민건강영양조사 2024년 자료에 따르면 19세 이상 일반담배 현재흡연율은 15.9%다. 2019년 20.2%에서 4.3%포인트(퍼센트 수치끼리의 차이) 내려갔다. 같은 기간 일반담배와 두 전자담배를 통틀어 잰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은 22.2%에서 19.9%로 2.3%포인트 줄었다. 일반담배 흡연율이 내려간 만큼 담배제품 전체 사용률이 내려가지는 않았다.
두 값의 차이를 보면 일반담배 없이 전자담배만 쓰는 성인의 몫이 나온다. 2019년 2.0%였던 이 몫은 2024년 4.0%로 두 배가 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40대가 10.8%로 가장 높았다. 다만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해마다 다른 사람을 조사하는 단면 자료다. 이 몫이 늘었다고 해서 같은 사람이 일반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로 옮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처음부터 전자담배로 시작한 사람도 이 몫에 들어간다.
국무조정실 청년의삶실태조사도 같은 방향을 보여 준다. 현재 담배를 피우는 만 19~34세 청년에게 피우는 담배 종류를 복수로 물었다. 일반담배를 꼽은 비율은 2022년 79.5%에서 2024년 68.6%로 10.9%포인트 내려갔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16.3%에서 28.6%로, 액상형 전자담배는 11.3%에서 14.7%로 올랐다. 2024년 응답을 모두 더하면 112.4%여서 흡연 청년 가운데 적어도 12.4%는 두 종류 이상을 쓴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담배를 꼽지 않은 흡연 청년은 31.4%였다.
청소년은 한 가지만 쓰는 경우가 드물다
청소년 쪽 숫자는 결이 다르다. 질병관리청이 2026년 8월 19일 갱신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2025년 자료를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자 가운데 그것만 쓰는 사람은 0.7%였다. 2023년 1.6%, 2024년 1.8%에서 더 줄었다. 사용자의 81.5%는 일반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세 가지를 모두 쓴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중 그것만 쓰는 비율은 22.8%였다. 일반담배 흡연자 가운데 일반담배만 피우는 비율은 32.6%로 2023년 43.1%보다 10.5%포인트 낮다. 일반담배 흡연자 가운데 다른 담배를 함께 쓰는 비율이 커졌다는 뜻이다. 같은 학생을 해마다 다시 조사하는 패널이어서 나이가 들며 생기는 변화가 섞여 있으므로 청소년 전체의 추세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청소년 전체로 넓히면 사용 경험 자체는 줄었다. 성평등가족부 청소년매체이용및유해환경실태조사에서 최근 한 달 일반담배를 피워 본 중·고등학생은 2022년 3.6%에서 2024년 2.1%로 내려갔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2.5%에서 1.7%로, 궐련형 전자담배는 1.6%에서 0.8%로 낮아졌다. 사용하는 학생이 줄어드는 가운데 남은 사용자가 여러 제품을 겹쳐 쓰는 것으로 읽을 여지는 있다. 하지만 두 조사는 대상과 방식이 달라 한 줄로 잇기는 어렵다.
| 구분 | 2019년 | 2024년 | 증감 |
|---|---|---|---|
| 일반담배(궐련) 흡연율 | 20.2% | 15.9% | -4.3%p |
| 궐련형 전자담배 | 5.1% | 5.7% | +0.6%p |
| 액상형 전자담배 | 2.6% | 3.8% | +1.2%p |
| 담배제품 전체 | 22.2% | 19.9% | -2.3%p |
| 전자담배만 사용(계산값) | 2.0% | 4.0% | +2.0%p |
| 구분 | 2022년 | 2024년 | 증감 |
|---|---|---|---|
| 일반담배(궐련) | 79.5% | 68.6% | -10.9%p |
| 궐련형 전자담배 | 16.3% | 28.6% | +12.3%p |
| 액상형 전자담배 | 11.3% | 14.7% | +3.4%p |
정부가 담배 성분을 들여다본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장혜영 의원은 2020년 11월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2018년도에 식약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3개 대상으로 11종 유해성분 검출량 분석하신 것 있으시지요?"라고 물었다. 그때는 제품 몇 개를 골라 본 분석이었다. 2026년 1월 2일 시행된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은 제조·수입판매업자가 2년마다 판매 중인 담배의 유해성분 검사를 맡기도록 했다. 식약처장은 품목별 유해성분 정보를 누구든지 쉽게 볼 수 있게 공개해야 한다.
청소년 담배 사용자 중 한 가지만 쓰는 비율. 2023: 일반담배: 43.1%, 액상형 전자담배: 26.2%, 궐련형 전자담배: 1.6%; 2024: 일반담배: 35.1%, 액상형 전자담배: 27.4%, 궐련형 전자담배: 1.8%; 2025: 일반담배: 32.6%, 액상형 전자담배: 22.8%, 궐련형 전자담배: 0.7%. 출처: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패널조사
해롭다는 정보와 책임을 묻는 일
법이 정한 공개 단위는 품목이다. 세 가지 담배를 번갈아 쓰는 청소년이 실제로 들이마시는 양은 품목별 성분표 한 장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전자담배만 쓰는 성인에게는 같은 표가 지금 쓰는 제품의 성적표에 가깝다.
전자담배를 어떻게 다룰지에는 다른 길도 있다. 김용훈 연구자는 2021년 연구에서 영국이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로 두고 흡연자 전환을 유도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자담배 유해성에 관한 의학적 합의는 아직 없다고 짚었다. 성인 통계의 변화는 그 전환 모델과 같은 방향이지만, 실제 전환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사용률 통계로 가려내기 어렵다. 청소년 패널에서는 한 가지만 쓰는 사용자의 비율이 오히려 줄었다.
유해성분이 확인된다고 개인 피해를 입증하기 쉬워지지도 않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7년 1월 25일 99가합104973 판결에서 흡연과 폐암 사이의 역학적 인과관계는 인정했다. 하지만 오래 담배를 피웠다는 사실만으로는 개별 흡연자의 폐암이 흡연 때문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고등법원도 2011년 2월 15일 2007나18883 판결에서 흡연 피해자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해 국가와 담배회사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음 정기검사는 법에 따라 2년 뒤 돌아온다. 그때 공개될 성분표는 세 가지 담배를 한꺼번에 쓰는 청소년에게 어떤 경고로 읽힐까.
전자담배도 해롭다는 검사 결과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결과를 받아 드는 사람의 사용 방식은 하나가 아니다.
성인 가운데는 전자담배만 쓰는 사람의 몫이 늘었고 청소년 담배 사용자 다수는 여러 제품을 함께 쓴다.
제품 하나를 기준으로 한 성분표는 한 제품만 쓰는 사람에게 더 직접 읽힌다.
- 질병관리청 · 2026-01-15 · 국민건강영양조사 현재흡연율(일반담배 기준) 추이, 2019~2024년
- 질병관리청 · 2026-01-15 · 담배제품·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19세 이상), 2019~2024년
- 질병관리청 · 2026-08-19 · 청소년건강패널조사 담배제품 중복사용률(궐련형·액상형·일반담배), 2023~2025년
- 국무조정실 · 2025-01-22 · 청년의삶실태조사 현재 흡연하는 담배의 종류(중복응답), 2022·2024년
- 성평등가족부 · 2025-04-25 · 청소년매체이용및유해환경실태조사 최근 한 달 피워본 담배 종류, 2022·2024년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 ·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시행 2026-01-02) 제11조·제14조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 회의록 · 2020-11-20 · 장혜영 위원 발언
-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01-25 선고 99가합104973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1-02-15 선고 2007나18883 판결
- 김용훈, 「전자담배규제 정책의 함의 및 법제도적 전략 - 영국의 전략을 참고하여 -」, 법학연구(2021)
- 출발점: 더스쿠프 조봄 기자, 「전자담배로 바꿔도 해롭다…발암물질에 타르도 최대 32㎎」, 2026-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