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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24묻고 답하다

비례대표제의 역설 · 1부 / 4부

같은 40%의 표인데…국회 의석은 왜 달라질까

기사요약

지역구 투표는 지역의 당선인을, 비례대표 투표는 정당의 몫을 정한다. 총득표율이 같아도 지역별 지지 분포에 따라 얻는 지역구 의석은 달라진다. 가상 선거로 그 차이를 확인하고 비례대표의 보완 취지를 살핀다.

서울 국회의사당 자료사진(2019년).
서울 국회의사당 자료사진(2019년). [사진 | Joongwon Lee - SKKU DOA · CC BY-SA 4.0] 원 출처의 축소본, 화면 비율에 맞춰 일부 잘라 표시.

내가 찍은 후보는 졌습니다. 정당에 준 표는 어땠을까요. 개표는 끝났고 선택은 빠짐없이 기록됐습니다. 그런데 2024년 국회 비례대표 46석을 나눌 때, 제대로 센 표 가운데 일부는 계산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잘못 찍은 표도, 무효표도 아닙니다. 표를 세는 일과 의석을 나누는 일 사이에 문턱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문턱 밖에 남은 표는 얼마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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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비례대표 유효표 2834만 4519표. 의석 배분 계산에 들어가지 못한 표는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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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8.76%, 248만 1743표가 의석을 나누는 계산 밖에 남았습니다. 무효표와는 다른 숫자입니다.

고른 답은 이 기기 화면에서만 쓰이고 어디에도 저장하지 않습니다.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 개표 결과

두 장의 표가 정하는 것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을 따로 고릅니다. 지역구 투표는 자기 선거구에서 일할 사람을 뽑는 표입니다. 비례대표 투표는 국회에서 어떤 정당이 얼마나 목소리를 낼지 선택하는 표죠. 두 표의 대상과 집계 방식이 다릅니다.

지역구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합니다. 2등을 한 후보가 상당한 지지를 받았더라도 그 선거구의 의석을 나눠 갖지는 못합니다. 전국의 지역구 선거 결과를 합치면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 비율이 다를 수 있습니다. 비례대표는 그 차이를 줄일 수 있는 통로입니다.

지역구에서 많이 이긴 정당이 비례에서도 같은 몫을 받아야 할까요. 답은 두 갈래입니다. 지역구에서 몇 석을 얻었는지와 관계없이 비례대표 의석을 따로 나누는 방식이 ‘병립형’입니다.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까지 살펴 부족한 몫을 비례대표로 보완하는 방식은 ‘연동형’이고요. 비례대표 투표가 있다는 점은 같아도 두 선거 결과를 연결하느냐가 다릅니다.

한국이 2020년 총선부터 적용한 준연동형은 그 연결을 일부만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정당 득표에 따라 계산한 의석에서 그 정당의 지역구 당선인 수를 뺀 뒤, 부족한 몫의 절반을 1차로 계산합니다. 지역구 의석을 많이 얻은 정당보다 적게 얻은 정당의 부족한 몫을 보완하려는 겁니다. 다만 실제 비례의석 정수가 있으므로 이 값이 그대로 최종 의석은 아닙니다.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을 빼려면 두 선거에 참여한 정당이 같아야 합니다. 비례대표 후보를 별도 정당 이름으로 내면 이 전제가 흔들립니다. 이미 지역구 의석을 확보한 정치세력도 비례대표 계산에서는 지역구 당선인이 없는 정당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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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모으는 지도

지지자의 분포를 고르고 개표하면, 전체 득표율이 같아도 지역구 의석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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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으로 가기 전, 문턱을 만납니다

지역구 의석을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정당이 비례대표 배분에 참여한 것은 아닙니다. 2024년 총선에 적용한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유효투표의 3% 이상을 얻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얻은 정당에 배분 자격을 줬습니다. 둘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되는 조건입니다.

중앙선관위 제22대 총선 개표 결과에서 자유통일당은 64만 2433표, 녹색정의당은 60만 9313표, 새로운미래는 48만 3827표를 얻었습니다. 세 정당을 합하면 173만 5573표입니다. 하지만 각 정당은 3%에 못 미쳤고 지역구 5석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서로 다른 정당의 표를 합쳐 문턱을 넘을 수도 없었죠.

새로운미래가 지역구에서 1석을 얻었다는 사실도 이 기준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지역구 당선인 한 명을 낸 것과 비례대표 배분 자격을 얻은 것은 다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같은 선거에서 정당의 지역구 의석은 존재하는데 비례대표 의석은 0석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표는 유효한 선택으로 개표 결과에 남았지만 비례대표 의석을 나누는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2024년 비례대표 전체 유효투표는 2834만 4519표, 실제 비례의석을 받은 네 정당의 득표 합은 2586만 2776표입니다. 둘의 차이는 248만 1743표로, 유효투표의 약 8.76%입니다.

40%가 같아도 지역구 결과는 달라집니다

원리를 보기 위해 가상 선거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선거구는 다섯 곳, 각 지역의 유권자는 100명입니다. A정당은 전체 500표 중 200표, 40%를 얻습니다. 각 선거구에서는 A·B 두 후보만 겨룹니다. 지지율은 고정하고 지지자가 사는 곳만 바꿉니다. 실제 선거를 재현하거나 다음 선거를 예측하는 자료는 아닙니다.

모든 지역에서 40표씩 얻으면 A정당은 어디서도 1등을 못 합니다. 두 지역에서 80표씩 받고 나머지 세 지역에서 20·10·10표를 받으면 2곳에서 이깁니다. 세 지역에서 51표씩, 나머지 두 지역에서 24·23표를 받으면 3곳에서 이깁니다. 전체 득표수는 세 경우 모두 200표입니다.

득표 40%가 지역구 의석으로는 0%, 40%, 60%가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지역 대표를 뽑는 방식과 정당 지지율을 반영하는 방식에 따라 의석 배분은 달라집니다.

세 번의 선거에서 달라진 분모

중앙선관위의 전국 개표자료를 비교했습니다.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정당은 2016년 21개, 2020년 35개, 2024년 38개입니다. 같은 순서로 무효표는 66만 9769표, 122만 6532표, 130만 9931표였죠. 비례대표 투표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74%, 4.21%, 4.42%입니다.

득표율 3%에 미달한 정당의 유효표를 합친 비율은 또 다릅니다. 2016년 6.97%, 2020년 10.91%, 2024년 8.76%입니다. 이 비율의 분모는 무효표를 뺀 유효투표수입니다. 정당 수와 함께 움직인 기록일 뿐, 둘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 수치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당시 배분 자격에는 지역구 5석이라는 별도 조건도 있었습니다.

무효표와 3% 미만 득표는 얼마나 달랐나

2016
2.74%
2020
4.21%
2024
4.42%

공통 눈금 0–12%

같은 연도를 비교해도 분모와 뜻이 다른 지표입니다. 정당 수 증가가 무효표 증가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무효 비율의 분모는 투표수, 3% 미만 득표 비율의 분모는 유효투표수입니다. 후자는 지역구 요건을 판정한 배분 제외율과 구분합니다.

자료 | 중앙선관위 · 2016/2020/2024 비례대표 전국 개표

모든 값과 범위 확인
무효표와 3% 미만 득표는 얼마나 달랐나 · 원자료 값
범위항목값
무효표 / 투표수20162.74%
무효표 / 투표수20204.21%
무효표 / 투표수20244.42%
3% 미만 정당의 표 / 유효투표수20166.97%
3% 미만 정당의 표 / 유효투표수202010.91%
3% 미만 정당의 표 / 유효투표수20248.76%

정당을 나누면 생기는 일

지역구 투표와 비례대표 투표를 함께 봐야 합니다. 지역구에서 얻은 성과와 비례대표의 몫을 연결하면 지지율과 의석의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정치세력이 두 선거에 서로 다른 정당 이름으로 참여하면 어떻게 될까요. 2편은 위성정당이 비례대표 계산을 어떻게 바꾸는지 다룹니다.

연구자들은 무엇을 봤나

김효연(고려대 법학연구원)은 「헌법학연구」(2024)에 실은 논문에서 20대·21대 국회의 선거제도 개편을 비례성과 대표성의 잣대로 따졌습니다. 개편 논의의 출발점은 지역구마다 1명만 뽑는 승자독식 구조였습니다. 사표가 쌓이고 정당 지지율과 의석수가 어긋났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행안은 기존 선거구제를 그대로 둔 채 준연동형을 얹었고 위성정당까지 불러 국민의 뜻을 오히려 비틀었다는 것이 그의 진단입니다.

성중탁 경북대 교수는 「인권과 정의」(2026) 논문에서 2026년 1월 헌법재판소의 3% 문턱 위헌 결정을 다루면서도 문턱만 없앤다고 비례성이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짚었습니다. 그가 꼽은 구조적 문제는 다섯 가지입니다. 낮은 비례의석 비율, 준연동형의 낮은 연동률, 위성정당, 폐쇄형 명부, 전국 단일 비례 선거구입니다.

수치와 절차 다시 보기

2024년 실제 비례대표 배분
정당지역구1차 계산46석 조정값최종
국민의미래06018.523518
더불어민주연합04413.583914
조국혁신당04012.349012
개혁신당151.54362

자료 직접 확인

  1. 중앙선관위 제22대 선거통계
  2. 공직선거법 제189조
  3. 헌재 2026년 문턱 조항 결정
  4. 허석재 발표문·독립 배분표 25쪽
  5. 김효연, 「비례성·대표성의 관점에서 분석한 선거제도 개선의 한계 및 평가」, 「헌법학연구」, 2024
  6. 성중탁, 「우리나라 비례대표 선거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인권과 정의」, 2026

법령·통계·목록 확인 기준일은 2026년 9월 20일입니다. 가상 실험은 화면에 별도로 표시했습니다. 2024년 실제 배분과 가상 계산을 나눠 적었습니다.

기획 개편과 정정 안내

기존 한 편짜리 기획을 4부작으로 재편했습니다. 이전 기획의 연동 22석·잔여 24석 산식과 개혁신당 지역구 차감 의혹은 철회했습니다. 출발 298, 중간 149, 최종 46으로 이어지는 계산 검증은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