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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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마다 책을 읽는 친구가 정말로 있었다. 내 뒷자리에 앉는 남자애였다. 그는 말뚝박기와 공차기로 난장판이 돼가는 교실 따위는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얌전히 앉아 책장을 넘겼다. 혼자 있으면 외로움을 넘어 비참함을 느끼는 중학생들 사이에서 꿋꿋이 홀로 자리를 지키는 그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또래가 아닌 선생님한테만. 당장 전학 간다고 해도 롤링 페이퍼에 딱히 남긴 말이 없는 친구, '친구'라 부르기엔 말 한마디 섞을 일 없이 책만 보는 애. 흐릿하게만 인식되던 그 애를 들여다보게 된 건, 수업 시간에 앞에서 건넨 프린트물

김정은|

이주노동자는 우리의 삶 속에 녹아 있다 오늘날에는 역사상 유례없이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 국제 노동력 이동은 1980년대 이후 사상 유례없이 부쩍 활성화됐다. 198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국제 노동력 이동이 활성화 된 것은 극소전자공학(microelectronics)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본주의의 전지구화 경향이 한층 더 강화된 데 원인이 있다. 1989년을 분기점으로 하는 사회주의 블록의 해체와 자본주의 세계경제권으로의 편입은 자본주의 세계체계의 역동성과 전 지구적 성격을 더욱 강화시켰다.

김정은|

이안 시집 "목마른 우물의 날들"에서 내가 읽은 것은 시 '몸길'이 보여주는 바 어떤 조화로운 생태적 공간에 이르기까지의 삶의 고통스러운 도정이다. 그 세계는 지금껏 쓰인 상당수의 생태 시들이 보여준 도시인에 의해서 '발견'된 자연이나 또는 유년적 농촌 경험과 아직 훼손되지 않은 농촌 체험을 빌려 재구성된 자연 친화적 농경사회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었다. 사실 우리가 흔히 읽은 대개의 생태시류(流)의 작품들은 그 세계를 찾는 자의 그럴 만한 삶과 의식의 변화나, 그 변화에 당연히 따를 법한 어떤 고통스러운 단절과 반성의 모습을

조성철
조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