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단골 식당이 문을 닫았다. 주인 할머니는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라고 했다. 월급을 올려도, 조건을 좋게 해도 오는 사람이 없단다. 30년 넘게 장사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일본에서 날아온 뉴스가 묘하게 겹쳐 보인다. 고용지수 -37. 일할 사람이 없어...
당신이 자주 가던 동네 가게가 언제부턴가 문을 닫았다. 단골 식당 사장님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상한 일이다.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는데, 왜 일할 사람은 없는 걸까. 일본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고용지수가 4월 기준...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 아래 작은 마을. 빈집이 열 채 중 세 채를 넘어선 이곳에 낯선 번호판의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주말마다 반복되는 풍경이다. 서울에서 온 청년들은 텃밭을 가꾸고, 대전에서 온 가족은 폐교를 개조한 게스트하우스에 머문다. 마을 이장은 이들을 '...
장애인은 일할 수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을 받을 자격은 없다고 한다. 이 문장의 앞뒤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한국일보 한준규 부장이 지적한 '장애인 노동에 대한 평가 절하'는 이런 모순에서 시작된다. 최저임금법 제7조를 보면 '정신장애나 신체장애...
당신의 아이가 병원에 갈 수 없다면 어떤 기분일까. 열이 나도, 다쳐도, 아파도 그저 집에서 견뎌야 한다면. 부모의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아이가 의료보험도, 교육도, 그 어떤 공적 서비스도 받을 수 없다면 말이다. 한국에는 약 2만 명의 미등록 이주아동이 살고 있...
어린이집 앞 게시판에는 봄 소풍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5월 가족의 달을 앞두고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한 교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이번에도 민수는 참석하지 못하는 걸까요? 민수는 늘 단체 활동에서 빠졌다. 보험 가입이 안 되기...
당신이 한 달을 일하고 받는 급여가 37만원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르바이트도 아니고 정규 노동을 하면서 말이다. 2023년 장애인 평균 임금이 그렇다고 한다. 최저임금의 60%도 안 되는 수준. 기업들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부담금을 내는 쪽을 택한다. 고용하는...
37만원. 2023년 기준 장애인의 월평균 임금이다. 같은 해 비장애인 임금의 13.5%에 불과하다. 이 숫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순히 적다고만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낸 체계의 필연적 결과일까. 장애인 고용 의무가 있는 기업들이 고용 대신...
애큐온캐피탈이 디지털 전환 고도화를 완성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같은 날, 어느 동네 은행에서는 ATM 앞에 선 노인이 화면을 오래 들여다본다. 금융의 디지털화는 멈추지 않는다. 모바일 앱으로 대출을 받고, AI가 신용을 평가한다. 효율적이고 빠르다. 그런데 왜 불안한가...
애큐온캐피탈 본사 12층. 이중무 대표는 모니터에 뜬 대출 승인율 그래프를 본다. AI가 2초 만에 판단한 신용등급. 거절당한 사람들의 이름은 화면에 남지 않는다. 그저 숫자로만 존재한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효율성에 만족한다. 하지만 거절당한 사람들이 어디로...
당신의 부모님이 거동이 불편해진다면 누가 그들을 진료할 것인가. 병원에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의사가 직접 찾아간다는 방문진료. 정부는 2025년부터 의사 수를 3570명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전국 29개 재택의료센터를 중심으로 24시간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당신이 아이를 낳는다면 어디서 낳을 생각인가. 대형병원? 동네 산부인과? 4월 첫째 주, 보건복지부가 고위험 분만 관련 의료손실 보상사업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의료사고 위험이 큰 분만에 대해 국가가 손실을 보전해주겠다는 것이다. 좋은 소식처럼 들리지만, 왜 이런 제도...
2025년 3월, 옥스퍼드 사전은 '슬롭(slop)'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AI가 생성한 저품질 콘텐츠를 가리키는 이 단어가 공식 용어가 된 것이다. 처음엔 신기했다. 몇 초 만에 그럴듯한 글이 나오고, 진짜 같은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묻기...
2026년 봄, 누군가 이 시대를 돌아본다면 무엇을 기억할까. 아마도 인공지능이 생성한 콘텐츠에 '슬롭'이라는 이름을 붙인 순간을 떠올릴지 모른다. 쓰레기를 뜻하는 이 단어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것은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가 만들어낸 효율의 신화가...
서울 도심 오피스 공실률이 8.5%를 넘어섰다. 2024년 4분기 기준이다. 강남권은 10%대로 치솟았고, 도심권도 7%대 후반을 기록했다. 텅 빈 사무실이 늘어나는 동안, 같은 도시의 청년들은 월세 100만원짜리 원룸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이상한 일이다....
당신이 매일 출퇴근하며 지나치는 건물들을 떠올려 보시라. 불 꺼진 사무실, 임대 안내문이 붙은 상가, 텅 빈 층들. 그런데 퇴근길에 들르는 편의점 알바생은 오늘도 고시원으로 돌아간다. 이상하지 않은가. 도시에는 공간이 넘쳐나는데, 청년들은 더 좁은 곳으로 내몰리고 있다...
"빈곤은 성격 결함이 아니라 현금 부족이다." 루트허르 브레흐만은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에서 이렇게 잘라 말한다. 영국 재무장관이 최저임금을 10% 인상하던 날, 런던 외곽의 파운드랜드 물류센터에서는 직원들이 짐을 싸고 있었다. 30년간 '영국의 다이소'로...
퇴근길 편의점에서 김밥 하나를 집어들었다. 계산대 앞에 선 알바생이 피곤한 얼굴로 바코드를 찍는다. 3,500원. 작년보다 500원 올랐다. 뒤를 돌아보니 진열대 곳곳에 가격표가 새로 붙어있다. 편의점 사장님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인건비 때문에 어쩔 수 없단다. 영국...
3월 11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 빌딩. 30층 건물의 절반이 비어있다. 같은 시각, 신림동 고시원에서 한 청년이 1.5평 방에서 아침을 맞는다. 서울 도심 공실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재택근무 확산, 기업 구조조정, 상권 이동. 이유는 다양하...
당신은 매일 같은 길을 걷는다.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점심시간 식당가까지. 그 길목의 빈 상가들이 늘어간다. '임대문의' 전단지가 붙은 유리창 너머로 텅 빈 공간이 보인다. 같은 시각, 당신의 조카는 고시원 창문 없는 방에서 아침을 맞는다. 서울 도심의 공실률...